페이퍼 하나를 맑스와 아렌트에 대해 쓰고 있다. 내 나름대로의 '정리'의 의미도 있고, 또 맑스를 진지하게 다루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고 해서 꽤 공을 들이며 시작한 페이퍼인데, 뻔한 이야기를 쓰고 있다는 자괴감과 더불어, 그리고 영문을 짓는 나의 부족함과 함께, 냉정하게 말해서, 맑스에 대한 이해가 짧은 상태에서 맑스 운운하는 페이퍼를 쓴다는 것이 요즘 나를 힘들게 하는 것 같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맑스주의에 대한 이해가 짧다고 하는 것이 옳겠다. 맑스에 대한 '해석의 역사'를 많은 부분 우회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달까. 두터운 사상사적인 접근을 시도하려는 자가 실제 텍스트와 컨텍스트에 대한 자신의 무지에 직면할 때, 스스로에 대한 과신을 사라지고 정신은 그 빈약함에 무너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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